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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중 축구 미래, 축구 팬의 성숙한 관전 문화가 만드는 변화

최근 한중 축구 경기에서 경기장 안팎의 팬 충돌이 반복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2023년 월드컵 예선전에서 발생한 도발 행위, 한국 언론의 중국 축구에 대한 비판, 양국 팬의 감정 대립 등은 스포츠가 초래할 수 있는 집단 극화 현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축구의 본질은 국경을 초월하는 정신적 유대에 있다. 아시아 축구가 도약하려면 한국, 중국, 일본이 손을 맞잡아야 한다. 대립보다는 이성적 대화를, 오해보다는 문화적 교류를 통해 아시아 축구가 한계를 돌파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갈등의 상처: 극단적 감정이 경기장을 갈라놓다

 

축구 경기장은 열정과 스포츠 정신이 공존해야야 하지만, 일부의 부적절한 행동이 이를 대립의 ‘화약고’로 만들어 버리곤 한다.

 

중국의 한 경기장에서 일부 팬이 한국 팀을 조롱하며 손가락 욕설과 도발적인 행동을 보인 사례가 있었다. 이는 질서를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민족 감정을 자극하는 행위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

 

한국 언론도 "중국 팬이 서울 원정 경기장에서 한국 팀을 압박했다"거나 "한국 선수가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골을 넣지 않았다"는 식의 과장된 보도를 내놓으며 불필요한 감정을 부추겼다. 이런 상황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가 민족주의 감정에 휘둘릴 위험성을 보여준다. 극단적인 논조를 방치하면 스포츠 정신이 훼손되고, ‘상대를 존중하며 공정하게 경쟁한다’는 축구의 기본 가치와 멀어지게 된다.

 

축구 정신의 본질: 승패를 넘어선 존중과 연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은 국적을 초월한 인간의 도전과 노력에 대한 경의에서 비롯된다. 한국의 한 여성 축구 팬이 중국 대표팀 경기에서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며 국경을 넘는 우정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한중 대중 스포츠 교류는 20년 넘게 지속되며 양국 축구 팬이 서로 배우고 교류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는 스포츠가 문화적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공통의 언어’라는 점을 증명한다. 한국의 투지, 일본의 기술력, 중국의 성장 가능성이 결합될 때 비로소 아시아 축구의 전체적인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 만약 협력의 기회를 대립으로 날려버린다면, 그 피해는 결국 아시아 축구 전체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된다.

 

아시아 축구 도약의 핵심: 문화 재건과 이성적 대화

 

아시아 축구가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넘어서려면, 내부의 구조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중국 축구의 침체는 유소년 시스템의 단절과 축구 문화의 미성숙에서 비롯되며, 한국 축구는 강한 실력을 지녔지만 자만심을 경계해야 한다. 서로의 강점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한국의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과 정신력을 참고할 수 있고, 한국은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개혁 의지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양국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이해를 증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소년 축구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공동 개최 대회를 추진하며, 언론은 감정을 자극하기보다 화합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우호적 관계로 나아가기: 팬 역할이 중요하다

 

팬의 성숙한 태도는 경기장 분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정 팀을 응원하는 팬은 상대 팀 팬과 마찰을 피할 수 있도록 별도의 응원 구역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디어와 팬 단체는 ‘성숙한 관전 문화 캠페인’을 추진해, 경기장에서 모욕적 언행을 금지하는 규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양국 정부와 축구 협회는 한중 대중 스포츠 교류 프로그램의 범위를 넓히고, 상대국의 감독, 선수를 유소년 프로젝트에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한중 공동 아시안컵 개최와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축구 경쟁을 상호 발전의 기회로 전환할 수도 있다.

 

축구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과 중국이 나란히 본선에 올라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증명했던 순간, 그리고 손흥민과 우레이가 유럽 무대에서 아시아 축구의 영광을 함께 빛내던 순간을 떠올려 보자. 이 장면 속에는 대립이 아닌, 운명을 함께하는 아시아 축구의 미래가 담겨 있다. 중국 팬의 바람은 단순하고 진지하다. 현실을 인정하고, 더욱 노력해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편견을 내려놓고, 함성 속에 이성을 담아야 한다. 경쟁 속에서도 선의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한국과 중국 축구는 손을 맞잡고 ‘아시아의 벽’을 넘어서 세계 축구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