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이코노미 뉴스 이범수 기자 |
올해 1월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 80여 개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도발했다. 세계 경제는 순식간에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증시는 폭락하고 개미 투자자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국은 맞불 관세를 부과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세계 자유무역 체제는 유지될지 아니면 양대 강국의 충돌 속에 보호무역으로 전환할지 기로에 섰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비상이 걸렸다. 관세가 오르면 미국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 발발 후 70년 동안 미국을 최대 동맹국으로 여겨 온 한국 국민은 당황하고 있다. 미국이 오로지 자국 이익만을 위해 약소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때 미국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23년, 정전 7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워메리카(WARmerica)의 운명1~2>는 미국의 본질을 파헤치고 몰락을 예고하여 진보적 시민을 중심으로 공동체 관람이 확산하고 있다.
<워메리카의 운명1~2>는 미국이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세계 패권을 움켜줬지만, 지금은 서서히 몰락할 운명이라는 사실을 부각하면서 미국은 과연 어떤 나라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워메리카의 운명1~2>는 김철민 감독이 연출했다. 김 감독은 평화와 통일, 민주주의와 인권, 노동 등 진보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영상을 만들어 시민과 나누고 있는 영상 활동가이다.
김 감독에게 물었다. 한국에게 미국은 과연 어떤 나라이며 앞으로 미국의 운명을 어떻게 될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걸프 전쟁, 아프카니스탄 전쟁과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난 전쟁에 미국은 항상 깊숙하게 개입했다. 왜 미국은 전쟁을 일으키거나 개입하는가?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초강대국이자 유일한 패권국의 자리에 올랐다. 이를 가능하게 한 주요 수단은 핵무기를 포함한 막강한 군사력과 기축통화인 달러를 기반으로 한 경제력이다.
미국은 자국의 헤게모니에 도전하는 국가에 대해 전쟁을 일으키거나 경제 제재를 가함으로써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구축해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 내 군수 산업은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고, 군산복합체가 형성되면서 미국은 끊임없이 전쟁 무기를 생산하고 소비해야 하는 ‘전쟁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고, 국내 군수 독점 자본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쟁을 일으키거나 개입하고 있다.
-미국은 몰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게 영화의 결론이다. 근거는 무엇인가?
현재 미국은 군사력과 경제력, 즉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가능하게 했던 두 축 모두 쇠퇴하고 있다. 한때 미국의 패권 질서에 저항하던 국가가 이제는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자국 중심의 일방적인 패권 질서를 고집하며 무리한 정책을 펼치고 있고, 이는 공존의 길이 아닌 몰락의 길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내세운 신자유주의와 패권주의는 오히려 미국 쇠퇴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미국은 이러한 가치와 구조 속에서 몰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탄핵으로 막을 내린 윤석열 정부의 대미, 대일 등 외교 정책의 문제는 무엇인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은 미국과 일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양국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고 본다. 이는 강대국에 의존하고 자국의 이익을 뒤로 미룬, 사대주의적이며 매국적인 외교 행보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강대국으로 간주한 미국과 일본조차 더 이상 압도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이러한 외교 기조는 오히려 한국의 경제와 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고 표현하며, 미국이 한국을 중국 견제를 위한 전진기지이자 고정된 군사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충돌 속에서 한국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그 결과는 우리에게 심각하고 참혹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미국 중심의 친미적, 반공적 사고를 하는 국민이 많다.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미국은 세계 역사에서 정치, 경제,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는 국가이다. 동시에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수많은 전쟁을 벌이고, 경제 제재를 통해 다른 나라의 주권과 경제를 침해해 온 패권주의적 행태 또한 보여왔다. 이러한 미국의 이중성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국제 사회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는 데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는 오랜 냉전 시기와 분단 상황 속에서 친미적이고 반공적인 인식이 공고히 자리잡아 왔으며, 미국에 대한 비판적 접근은 오랫동안 금기시되어 왔다. 이러한 인식의 일방성은 국제 정세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주체적 외교 전략의 수립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미국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나 무조건적인 우호를 넘어서, 그 긍정적인 면과 동시에 제국주의적이고 패권적인 이면 또한 비판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언론, 공적 담론의 장에서 미국 중심의 사고를 넘어서는 다양한 역사적, 정치적 시각을 제공하고 토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스스로의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보다 자주적이고 균형 잡힌 국가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워메리카의 운명> 제3탄 제작 계획은 있는가? 계획이 있다면 언제쯤 개봉하는가? 어떤 내용을 담을 계획인가?
3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미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립하고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김철민
차별와 혐오에 당당하게 저항하는 재일 조선인의 삶을 담은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로 2020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2021년 부산평화영화제에서 도란도란 관객상을 수상했다.
<워메리카의 운명 1~2> 외에 <불안한 외출(2014)>, <걸음의 이유(20110>, <시대의 증언자 렌즈 촛불을 보다(2008)>, <민족학교에 가다(2006)> 등 여러 작품을 연출했다.
김 감독은 평화와 통일, 민주주의와 인권, 노동 등 진보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영상을 만들어 시민과 나누고 있는 영상 활동가이다.
블로그 다큐창작소(https://blog.docucow.com)와 유튜브 채널 다큐창작소를 운영한다. 후원은 ‘777-910162-22907 하나은행 김철민’으로 하면 된다.